달러/원 환율이 1,450원 박스권에서 등락하며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인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며 달러 강세가 나타났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와 유로화 강세가 이를 제약하고 있다. 또한,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 변수들이 혼재되면서 환율은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향후 미국 물가 지표와 유럽 경제 흐름이 달러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달러/원 환율, 1,450원 박스권에서 멈춘 이유
전일 달러/원 환율은 유로화 강세에 따른 달러 조정으로 소폭 하락 출발했지만, 이후 하락분을 되돌리며 1,455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네고(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 출회와 역외 시장에서의 달러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다시 하락해 1,449원을 기록했다. 이후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약세에 연동되며 다시 상승해 전일 종가 대비 0.8원 오른 1,453.4원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야간장에서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며 달러 강세가 나타났고, 이에 따라 3.4원이 상승했으나, 이후 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달러가 반락하며 역외 시장에서는 0.1원 하락한 1,451.5원에 최종 호가되었다.
금일 환율은 전일과 유사한 1,450원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을 상회했고, 미국 국채 금리도 상승하는 등 달러 강세 요인이 존재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과 유로화 강세가 달러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국제유가가 하락하며 원자재 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로화 강세와 유가 하락, 미국 물가 발표라는 주요 이벤트가 종료된 가운데, 금일도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할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과 글로벌 금융시장 반응
전일 발표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 지표는 시장 예상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5% 상승하고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전월 대비 0.3%)를 크게 상회했다. 또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역시 전월 대비 0.4% 상승하여 전월치(0.2%)와 예상치(0.3%)를 넘어섰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월 물가 상승은 상품과 서비스 가격 모두에서 나타났다. 식료품 가격이 0.4% 상승하고, 에너지가 1.1% 상승하는 등 상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서비스 부문에서도 중고차 가격(2.2%), 의료 서비스(1.2%), 운송 서비스(1.8%) 등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물가 상승은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하며 10년물 금리는 8.9bp 오른 4.6%를 기록했다.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으나,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이 달러 상승폭을 제한했다. 특히,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며 유로/달러 환율이 0.28% 상승해 1.04달러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달러 강세가 일부 제한되었고, 뉴욕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으며 국제유가는 2.66% 하락했다.
연준의 금리 정책과 달러 강세 전망
이번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은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기대치를 크게 변화시켰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으며, 연준의 상반기 금리 동결 확률이 60%까지 상승했다. 이는 연준이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으며, 단기간 내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연준은 미국의 고용과 물가 지표가 견조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중한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1월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고, 이번 소비자물가 상승이 확인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이 달러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유럽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유로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향후 환율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정책과 글로벌 경제 이벤트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달러/원 환율은 1,450원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으며, 연준의 금리 정책과 글로벌 경기 지표가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 요인과 약세 요인이 혼재된 상태에서 박스권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며, 추가적인 하락을 위해서는 유로화 강세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