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달러 조정 속에서 1,440원대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에도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시장은 관세 강도를 우려보다 낮게 평가하고 있다. 또한,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유로화 반등으로 인해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환율은 1,450원 이하에서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며, 관세 이슈에 대한 시장 적응이 지속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원 환율 하락 요인과 1,440원대 안착 가능성
전일 달러/원 환율은 개장 직전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 관세 부과 행정명령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장에서 재료가 반영되면서 소폭 상승 출발했다. 장중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하며 1,455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네고(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 출회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유입으로 수급 부담이 완화되면서 추가 상승이 제한되었다. 전일 종가 대비 1.4원 상승한 1,452.6원에 정규장을 마감했으며, 야간장에서는 특별한 이벤트 없이 등락을 거듭한 끝에 1,452.2원에 마감했다. 역외 NDF 시장에서는 전일 종가 대비 0.60원 하락한 1,450.20원에 최종 호가되었다.
금일 환율은 간밤 달러 약세 조정으로 인해 전일 종가보다 소폭 낮은 수준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 약세를 유발할 특별한 재료는 없었지만, 그간 약세를 보였던 비미국 주요 통화(유로화 등)의 기술적 반등과 관세 이슈에 대한 시장 적응이 달러 약세를 유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관세 강도가 시장이 우려했던 수준보다 크지 않다는 점도 시장 안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일 환율은 달러 조정 속에서 완만하게 하락하며 1,440원대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관세 부과와 글로벌 외환 시장 반응
전일 미 달러화는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달러 고점 인식에 따른 매도세가 유입되며 약세로 전환되었다. 주요 6개국 통화로 구성된 달러화 지수(DXY)는 특별한 이벤트 없이 유로화 반등의 영향으로 108pt를 하회했으며, 0.36% 하락한 107.93pt를 기록했다. 반면, 유로화는 그동안의 약세 흐름에서 벗어나 강세로 돌아섰다. 이는 천연가스 재고 우려와 유럽 중앙은행(ECB)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유로화는 달러 대비 0.54% 절상되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해당 품목(철강 및 알루미늄)이 한국의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24년 한국의 미국향 수출 중 철강 및 알루미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6%에 불과하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및 자동차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향후 환율에 미칠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미 수출 중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전체 한국 수출에서 미국향 자동차 수출 비중은 약 6%에 불과하다. 따라서 향후 관세 부과가 한국의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줄 수는 있지만, 거시경제 측면에서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환율 시장도 관세 이슈에 대해 점차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달러 강세 요인이 완화되면서 원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의 금리 인하 신중론과 환율 전망
간밤 미국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현재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높은 수준이며,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더욱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했다. 그의 발언 이후 미국 국채 금리는 장단기물 모두 상승했으며, 뉴욕 증시는 파월 발언을 소화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번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 물가 지표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글로벌 경제 환경이 달러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달러/원 환율은 달러 조정 속에서 1,440원대 안착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며, 향후 관세 정책과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제 지표와 유로화 강세 여부가 환율 움직임을 결정할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