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장에서 반영된 재료로 인식되며 상승폭이 제한되고 있다. 글로벌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환율이 1,440원대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과 미국 경제의 강한 흐름이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최근 환율 고점이 낮아졌지만 하락 추세로의 전환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트럼프 관세에도 상승 제한! 하락 가능성은?
전일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언으로 인해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작용하며 약 10원가량 상승 출발했다. 이후 중국 위안화 약세에 연동되며 오전 내내 하락이 제한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오후장 들어 고점 인식에 따른 네고(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 유입과 역외 시장에서의 달러 매도세가 증가하면서 환율이 하락 전환했다. 결국, 오전 중 급등했던 상승분을 상당 부분 되돌리며 전일 종가 대비 3.4원 상승한 1,451.2원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야간장에서는 트럼프 관세 정책을 주시하며 1,451.8원에 마감했고, 역외 NDF 시장에서는 전일 종가 대비 0.40원 상승한 1,449.80원에 최종 호가되었다.
금일 환율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행정명령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이미 해당 재료를 반영한 상태에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상승 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장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이후 역외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는다면 금일 환율은 글로벌 위험 선호 심리 회복에 따라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크며, 1,44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제 변수, 시장 반응 분석
전일 미 달러화는 특별한 경제 지표 발표 없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경계감 속에서 강보합을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로 구성된 달러화 지수(DXY)는 0.23% 상승한 108.32pt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시장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기다리는 중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무역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기대 인플레이션 수치는 채권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1년 및 3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0%로 유지되었지만,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월 대비 0.3%p 상승하면서 장기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심화되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소폭 상승했다. 뉴욕 증시는 관세 이슈에 점차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3대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이는 시장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새로운 불확실성 요소로 받아들이기보다, 이미 예상된 리스크로 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환율 고점은 낮아졌지만 하락 추세 전환은 아직 요원한 이유
최근 달러/원 환율의 고점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지난해 12월 환율이 1,486.7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 1월과 2월에는 1,470원대로 약 10원 이상 하락했다. 이는 12월 환율 급등을 초래했던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보여주는 CDS(신용부도스왑) 5년물 프리미엄은 1월 중 40bp에서 현재 32bp 수준까지 하락했고, KOSPI 지수도 연초 대비 5% 이상 상승하면서 국내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환율이 하락 추세로 완전히 전환된 것은 아니다. 월평균 환율을 보면, 지난해 12월 1,439원이었던 반면 올해 1월과 2월에는 1,450원대로 오히려 상승했다. 이는 여전히 원화 약세를 유도하는 요인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특히,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3가지가 있다.
- 경제 정책 불확실성 증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 한미 경제 격차 확대: 미국 경제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 경제는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지면서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외환 수급 구조 변화: 해외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국내에서 원화를 매도하고 달러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지속되면서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즉, 최근 환율 고점이 낮아진 것은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단기간 내에 환율이 1,400원대로 진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재로서는 1,440원~1,450원의 박스권에서 환율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며, 글로벌 경제 여건 변화가 환율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